지구에서 한아뿐 - 정세랑
몸이 망원경으로 이루어졌다는 소재가 기억에 남는다. 관측하고, 관심을 갖는 행위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꽃을 꺾어 소유하는 사랑과 멀리서 지켜보는 사랑. 지켜보는 사랑을 더 낭만적이라 생각하면서도 겁쟁이의 속성이 강하다고 본다. 꽃은 내가 꺾지 않아도 시들고, 시간과 자연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어차피 변화하고 순환할 운명, 조금 이기적으로 굴어도 되지 않을까. 좋아해서 곁에 두고 싶은 것 뿐인데. 다만 꽃에게 해야할 일이 있고, 그게 내 곁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멀리서 응원할 것 같다.
세계는 따뜻한 마음, 엔트로피를 극복하려는 마음만으로는 변화하지 않는다. 시스템으로 사람들의 관성의 방향을 바꾸어야 변화가 일어난다. 아이디어의 제시와 실행이 필요하다. 물론 따뜻한 마음이 먼저다. 그게 없으면 문제해결을 해야한다는 발상에 도달하지 못한다. 너에게 말하고 싶은건 마음에서 머무르지 말라는 이야기다. 행동하지 못한 짝사랑은 사랑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