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와 앤솔로지를 나눠 블로그를 구성해야겠다. 다이어리는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는 행위예술에 가깝다. 날마다 작성하는 글을 퇴고하고, 주제별로 분류하는 건 지속할 수 없다. 그래서 오히려 손대지 않고 그대로 올려서 공수를 줄이고 날 것의 매력은 살린다. 일필휘지. 쓰고 미련없이 공개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다이어리의 글들이 잘 읽힐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제목도 없고, 생략된 맥락이 많고, 유일한 분류는 날짜뿐이다. 글의 주제도 매일 달라지고 연속성이 없다. 재미있는 콘텐츠가 넘치는 이 시대에 다이어리 속 글 하나하나가 경쟁력이 있을거라 생각치 않는다. 독자에게 불친절하다.
그러나 다이어리 전체로 보았을 때, 행위예술로서 보았을 때는 의미가 있다. 근거는 거꾸로 생각했을 때 내가 흥미를 느끼기 때문이다. 누군가 매일 1,2 시간 글을 적은 다이어리를 전부 공개한다면 들여다볼 의향이 있다. 그게 퇴고를 거치지 않은 손글씨라면 더더욱.
앤솔로지는 의미를 부여해 글의 파편들을 묶는 공간이 될 것이다. 글쓰기 주제에 쓴 글들이 모인다면 이들을 묶거나, 연애에 대한 글들이 많다면 이들을 묶을 수도 있다. 단순히 같은 주제별로 나열해도 좋은 것이고, 퇴고를 거쳐도 좋을 것이다. 아니다. 앤솔로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