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은 내 나이를 이유로 숨기는 것이 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가져다줘서 좋아했다.

내 방 침대 맞은 편에 플레이스테이션2가 있었다. CRT 모니터에 오디오출력, 영상출력 케이블을 각각 연결했다. 기억이 맞다면 초록색, 하얀색 이었는데 HDMI로 연결하는 요즘에는 볼 수 없다. 케이블의 연결이 불량할 수록 영상과 소리에 노이즈가 생겼는데, 작은 멸치들이 바닥에서 튀어오르는 것 같았다. 소리도 계곡의 폭포가 바위에 부딪히는 물소리같아 더더욱.

모니터와 플레이스테이션2 아래 선반에 게임CD들이 모여있었다. 게임 진행상황을 저장하기 위한 8kb 메모리카드가 형의 것과 내것하여 2개 있었다.

게임 CD는 책이기도 했다. 당시에는 메뉴얼 구성이 30페이지 내외로 읽을 거리가 풍성했다. 형이 게임 끝내기를 기다리거나, 여행을 가서 게임을 못할 때 메뉴얼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게임을 하기도 했다.

컨트롤러는 유선으로 연결되 있었다. 친구들과 철권, 드래곤볼과 같은 대전게임을 할때 불리하면 그 선을 뽑아버리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나는 진심으로 마음 상하고 울기까지도 했다. 노력해도 쓸모없는, 억울한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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